'햄버거 하나로 전 세계를 집어삼키다!' 영화 파운더 리뷰
진짜 맥도날드 파운더는 누구일까?
영화 파운더 줄거리
자동차에 밀크셰이크 믹서기를 한 대 싣고 일일이 식당을 돌며 영업을 하고 있던 레이는 어느 날 비서에게 6대의 밀크셰이크 믹서기 기계 주문이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는다. 한 대도 제대로 팔지 못하던 레이는 뭔가 주문 실수가 있는 것이라며 직접 통화를 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전화기 너머로도 몹시 분주한 사장은 주문 실수가 있는 것 같다는 레이의 물음에 주문 실수가 맞다며 6대가 아니라 8대를 주문하겠다고 한다. 그 길로 레이는 그곳으로 향한다. 사람들이 서 있는 줄에서 주문을 하니 계산과 동시에 주문한 햄버거, 감자튀김, 콜라가 바로 손에 쥐어졌다. 당시 미국의 드라이브인 레스토랑의 단점을 완벽하게 보완한 맥도날드의 시스템에 사로잡힌 레이는 이 레스토랑의 사장인 맥과 딕을 설득해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려고 한다. 이미 실패한 경험이 있었던 맥과 딕은 거절하지만 레이의 끈질긴 설득에 프랜차이즈 운영에 대한 전권을 레이에게 준다. 그러나 공격적인 영업 스타일의 레이와 원칙과 철학을 지키고 싶었던 맥도널드 형제는 부딪힐 수밖에 없었고 답답함을 느낀 레이는 점점 계약도 무시한 채 폭주하기 시작한다. 샌버너디노에서 그저 자신들의 원칙과 철학대로 맥도날드만을 열심히 운영하고 있던 형제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맥도날도의 파운더는 레이 콕스일까?
레이 콕스는 맥도날드를 처음 본 순간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 말만 들어도 레이 콕스는 맥도날드의 파운더가 아니다. 그는 맥도날드 부동산 중개업자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 맥도날드 시스템의 사업성을 알아채고 프랜차이즈로 사업을 확장시킨 것 또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맥도널드 형제는 시도를 했으나 실패했다고 하니 오랜 시간 외식업 관련 영업을 하며 미국 전역을 돌아다녔던 레이가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여 미국 전역뿐 만 아니라 전 세계로 맥도날드를 확장하는 데 발판을 마련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애초에 맥도날드의 완벽하게 갖춰진 시스템이 없었다면 프랜차이즈를 시도조차 못했을 것이다. 그는 그 시스템을 고안해 낸 두 사람을 철저히 배제하고 조금씩 야금야금 선을 넘어 결국 샌버너디노의 맥도날드 1호점에서조차 맥도날드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들이 이름을 바꿔 운영하던 샌버너디노 지점 맞은편에 맥도날드를 세워 결국 문을 닫게 하는 치졸하기 짝이 없는 비겁한 방법을 쓰기까지 했다. 더 나아가 구두로 합의된 로열티까지 주지 않았으니 단순히 영화를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화가 치밀었다. 나는 맥도날드의 파운더는 레이 콕스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몰랐던 맥도날드 이야기, 영화 파운더
맥도날드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었던 내가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하나였다. 맥도날드가 어떻게 시작하게 되어 어떤 과정을 통해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있는 햄버거 가게가 되었는지에 대해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는 내가 생각한 것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어 마지막까지 반전이 없었다. 맥과 딕이 맥도날드를 처음 시작하여 어떻게 시스템이 갖춰지게 됐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그냥 레이에게 무용담을 늘어놓듯 지나갈 때부터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이 영화는 레이콕스가 어떻게 맥도날드를 만나서 어떤 과정을 통해 뺏어 완벽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세계적인 부호가 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아마 영화 제목도 파운더가 아니라 스틸러라는 제목이 더 어울릴 것 같다. 레이 콕스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맥도날드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맥과 딕은 이런 식으로 확장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그 과정은 옳지 못했다. 운영비를 아낀다고 밀크셰이크 파우더를 가져온 조안과 레이는 어쩌면 천생연분이었을지도...
원래 과정보다는 결과가 인정을 받는 것이지만 그래도 정의가 승리도 하고 정도를 걸어 경지에 오른 사람이 마땅히 그 대가를 받았으면 하는 것이 나의 낡은 바람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레이의 발자취를 보고 그것도 능력이고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 아니라 아무나 그렇게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하는 사람이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최소한 샌버너디노의 맥도날드 1호점은 맥도날드라는 이름으로 맥과 딕이 그 명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줬으면 그나마 나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풀렸을 텐데 그 앞에 버젓이 맥도날드를 세우는 그 비정함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레이 콕스는 끈기가 있어야 성공한다고 말했다. 그 말은 맞는 말이다. 그 비정한 끈기로 1호 점도 무너뜨리고 1%의 로열티도 지불하지 않았으니 성공에 있어 끈기가 중요한 요인인 것은 확실한 것 같다. 마지막 1분까지도 영화에 반전이 있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그렇지 않았다. 반전이 있었다면 영화였겠지만 반전이 없었으니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