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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우리만의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세상의 끝일 것 같은 곳에 다다라 문을 열었을 때, 그곳은 세상의 끝이 아닌 또 다른 세상의 시작임을 알려주는 위로와 응원이 담긴 영화 '트루먼쇼' 리뷰입니다.

 

영화 트루먼쇼 리뷰

 

영화 트루먼쇼 포스터

 

 

 

트루먼쇼 줄거리

 

시헤븐이라는 작은 섬에서 나고 자란 트루먼은 현재 보험회사에 다니며 아내와 함께 살고 있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가끔 이상한 일이 일어나곤 합니다. 출근하려고 차에 타려는 순간 하늘에서 큰 조명이 떨어져 어리둥절하게 차에 올라 라디오를 틀자마자 항공기 사고로 그 파편이 떨어졌다는 속보가 나옵니다. 어느 날은 길을 걷다가 어린 시절 함께 바다에 나갔다가 실종된 아버지가 노숙자 차림으로 나타났고 순간 서로를 알아보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아버지와 트루먼을 떼어 놓습니다. 이런 찝찝한 일들이 쌓이자 트루먼의 의심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때 대학시설 트루먼이 만났던 실비아가 해준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이것은 전부 만들어진 것이고, 모두 너를 속이고 있는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실비아는 사라졌습니다. 트루먼은 의심에 대한 확신이 생기기 시작하자 진실에 다가가고 싶었습니다. 아내와 절친한 친구에게 이러한 고민을 털어놓자 오히려 트루먼을 이상한 사람을 만들어버렸습니다. 그래도 트루먼은 떠나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실비아가 이사 간다고 했던 피지행 비행기 티켓을 끊으러 갔습니다. 그랬더니 한 달 뒤에나 자리가 있다고 하고 버스를 타고 텍사스로 가려고 티켓을 끊고 버스에 앉으면 버스가 고장이 났다고 모든 승객을 내리게 하였습니다. 트루먼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아무도 모르게 트루먼의 여정이 시작됩니다. 저 너머의 진실로.

 

 

 

 

비극은 언제나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영화가 처음 시작할 때 트루먼의 절친한 친구 말론은  인터뷰에서 우리의 쇼는 다 진짜라고 처음부터 끝까지 한 치의 거짓도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트루먼의 세상에서 트루먼에게 가장 가혹했던 사람은 바로 가족이었던 엄마와 아내 그리고 7살 때부터 절친했던 친구 말론 이 세 사람입니다. 트루먼이 가장 믿었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의심할만한 상황이나 이상한 일이 일어났을 때 트루먼이 가장 먼저 찾아가서 자신의 속마음을 얘기한 사람들도 바로 이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와중에도 아무렇지 않게 거짓말을 하고 어린 시절의 추억을 방패 삼고 무기 삼아 더 이상 트루먼이 의심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이미 준비된 광고 멘트도 야무지게 소화하기도 했습니다.

 

트루먼이 바깥세상에 나가지 못하게 하기 위한 트라우마를 심어주기 위해 아버지와 요트를 태워 바다로 내보냅니다. 행복해하는 아이의 눈앞에서 아버지를 잃게 만들었고 계속 그 트라우마를 자극하기까지 합니다. 트루먼이 그런 트라우마를 겪고도 바다만 보면 아버지가 떠난 순간이 계속 떠올랐던 것은 그만큼 아버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그리워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신이 가장 믿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가짜라는 것도 믿기 힘든데 그 사람들이 자신을 속이기 위해 거짓말로 자신을 평생 기만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트루먼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혼자만 진실했던 트루먼의 30년 삶 속에 담긴 이야기

 

이 영화에서 가장 아이러니한 점은 이 트루먼쇼의 창작자이자 총감독인 크리스토퍼가 정작 자신의 사생활에 굉장히 민감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터뷰에 응해주는 것만으로도 그는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습니다. 그의 인터뷰 중 전화 연결된 실비아가 무슨 권리로 갓난아기를 데려다가 세상의 구경거리로 만드냐는 질문에 이 구역질 나는 세상에서 자신이 트루먼에게 평범한 삶을 선물해 준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떠나려는 의지만 확고하다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고, 필사적으로 진실을 캐낸다면 막을 방법이 없다고 뻔뻔하게 말하며 트루먼이 쇼를 나가지 않고 계속하는 것도 트루먼의 선택이라고 책임까지 전가합니다.

 

그러나, 트루먼이 5000대의 카메라를 속이고 혼자 바다로 도망가 배를 타고 떠나려고 하자 태풍을 일으켜 그를 바다에 빠뜨리고 그래도 버텨 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트루먼이 배를 자신의 몸에 묶자 배를 전복시키기까지 합니다. 크리스토퍼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트루먼의 쇼가 계속되어야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트루먼이 죽는 것도 쇼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5000대의 카메라에 비친 트루먼의 삶을 가만히 앉아서 방송으로 송출만 해주면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주는데 절대 쉽게 포기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트루먼쇼는 요즘처럼 개인방송, 1인 미디어가 성행하고 스마트폰 한 대만 있으면 온 세상에 영상을 라이브로 송출할 수 있는 세상에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문제들에 대해 잘 표현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저 재미와 흥미 위주로 영상을 받아들이고 또 자극적이고 그게 리얼한 상황일수록 더욱 몰입하고 열광합니다. 거기에 기업들은 그 영상에 대한 어떠한 평가도 없이 그저 사람들이 많이 보는 것이라면 자신들의 상품을 홍보하기 바쁩니다. 그리고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은 대중들이 열광하고 광고가 많이 들어올수록 조금 더 자극적인 상황을 연출하고 점점 사람이 아닌 자본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결과물을 내놓게 됩니다. 거기에 그렇게 트루먼쇼를 열심히 시청하던 사람들이 트루먼이 탈출을 하자 마치 원래 그러기를 바랐다는 듯이 열광하고 축하하고 응원을 하다가 문을 나서는 것으로 방송이 중단되자 바로 다른 데 뭐하는지 보자고 채널을 돌립니다. 그렇게 영화는 끝이 납니다. 미디어도 방송도 대중도 냉정합니다.

 

아마 실비아가 용기를 내지 않았다면 트루먼은 언제까지 그런 쇼라는 감옥에 갇혀 지냈어야 할지 모릅니다. 트루먼은 결국 세상의 끝이 아닌 스튜디오의 끝에 다다랐고 구름이 잔뜩 그려진 벽으로 위장을 하고 있던 문을 열었습니다. 아무리 실비아가 알려줬다고 해도 트루먼이 의심하지 않고 용기를 내지 않았다면 그 끝에 또 다른 진짜 트루먼의 세상이 있다는 것을 몰랐을 것입니다. 그저 의심과 생각을 실행에 옮겼을 뿐인데 트루먼은 다른 세상으로 가는 문을 열 수 있었던 것입니다. 크리스토퍼의 말처럼 그 밖의 세상이 구역질 나고 똑같이 거짓과 속임수로 가득한 세상이라고 해도 그곳에는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응원했던 실비아를 만날 수 있는 세상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발을 디딜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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