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무뢰한(The Shamelss)은 오승욱 감독, 전도연, 김남길, 박성웅 주연의 영화이다. 이 영화로 감독 오승욱은 디렉터스 컷 시상식에서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고 배우 전도연은 52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으며 35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영평10선에 선정되었다.
섬세한 감정선을 그려낸 영화 무뢰한
영화 무뢰한 뜻
무뢰한(無賴漢)
[명사] 성품이 막되어 예의와 염치를 모르며, 일정한 소속이나 직업이 없이 불량한 짓을 하며 돌아다니는 사람.
[유의어] 건달, 쓰레기, 야만인
혜경의 주위에는 온통 무뢰한 뿐이다. 살인을 하고 혜경이 도피자금으로 마련해준 돈을 도박으로 날린 박준길 그리고 그런 박준길을 잡기 위해 자신을 철저히 속이고 이용한 정재곤.
줄거리
자신의 애인 김혜경을 공갈협박한 황충남을 살해한 박준길에 대한 수사를 하던 형사 정재곤은 퇴직한 선배로부터 박준길을 체포할 때 다리에 총을 쏴달라는 은밀한 제안과 함께 사주한 사람으로부터 돈도 받는다. 그렇게 재곤은 도피중인 박준길이 찾아올 지도 모르는 김혜경의 곁에 머물며 잠복수사를 한다. 자신의 신분까지 속여 김혜경이 일하는 술집에 위장취업까지 한다. 그런데 재곤의 눈과 마음이 자꾸 혜경을 향한다.
김혜경 | 전도연
혜경은 일이 끝나면 재래시장에 들러 장을 본다. 그리고 언제 올지 모르는 준길을 위해 요리를 한다. 혜경은 그런 삶을 꿈꾸고 있을지도 모른다. 재래시장에 들러 장을 봐 사랑하는 사람에게 따뜻한 밥을 해서 함께 저녁을 먹는 그런 삶.
정재곤 | 김남길
재곤은 타락한 경찰 선배에게 범죄자와 구분할 수 없게 되면 그걸로 형사는 끝이라고 생각한다고 당당하게 말하지만 정작 형사와 범죄 사이에서 아슬아슬 줄을 타는 자신이 불안하다. 아니, 어쩌면 자기가 더 알지도 모른다. 이미 타락한 퇴직경찰선배와 자신도 다를 것이 없다는 걸.
박준길 | 박성웅
혜경을 공갈협박한 황충남을 죽였다고 하지만 난 그것은 핑계일 뿐, 혜경과 관계없이 개인적으로 황충남을 죽여야 할 일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박준길은 혜경에게 빚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면서 도피자금으로 마련해준 돈 5천을 도박으로 날리고 같이 밀항을 하자며 3천만 원을 또 마련해달라고 하는 아주 비겁한 놈이기 때문이다. 아마, 중국도 혼자만 가려고 했을 것이다.
영화 무뢰한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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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무뢰한 결말 해석
혜경이 있는 곳을 찾아 온 재곤은 크리스마스 트리가 있는 한 겨울 얇은 점퍼만 입은 채로 비를 맞으며 하염없이 기다린다. 비가 그친 후에도 젖은 옷을 입고 또 하염없이 기다린다.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가고 결심을 한 듯 혜경이 빚을 갚기 위해 케어하고 있던 마약사범을 검거한다. 그리고 혜경에게 말한다.
"난 형사고 넌 범죄자 애인이야. 난 내 일을 한 거지. 널 배신한 게 아냐"
이 말을 하기 전 혜경에게 "내 이름은 정재곤입니다"라며 처음으로 진정한 자신의 모습으로 앞에 선다. 그러나, 자신에게 "나쁜새끼"라며 욕을 하는 혜경에게 위와 같이 말한다. 이 두 문장에는 복잡한 마음이 모두 담겨 있다. '난 형사고 넌 범죄자 애인이야.' '우린 함께 할 수 없는 사이'라며 선을 긋는 듯 하지만 이내 '난 내 일을 한 거지. 널 배신한 게 아냐'라며 변명을 한다. 이는 너에 대한 나의 마음은 진심이었다는 무뚝뚝한 고백이었을지도 모른다.
재곤이 밖으로 나가자 혜경은 칼을 들고 따라 나간다. 그리고 재곤이 알려준 "정재곤"이 아닌 재곤이 속인 이름 "김영준"을 부르며 재곤을 돌려 세운다. 그리고 한 손으로는 재곤을 찌르고 한 손은 재곤을 안는다. 멀리서 보면 서로 안고 있는 모습이다. 이 역시 혜경의 복잡한 심경이 담긴 장면이다. 해하고 싶을 정도로 깊은 배신감에 아프지만 그의 품에 안겨 안도하고 싶은 마음.
좀처럼 중심을 잡을 수 없는 두 사람의 팽팽한 감정의 양극단을 대사 한 줄과 하나의 장면으로 매우 잘 그려낸 것 같다. 아마 재곤은 죽지 않았을 것이다. 이유는, 재곤의 몸에 있는 많은 상처들로 미루어봤을 때 그런 일을 여러 번 겪어본 재곤이 119를 부르지 않고 걸어서 가고 있기 때문이다. 혜경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이겠지만 그저 재곤이 죽지 않았으면 하는 나의 바람이기도 하다.
'시작은 거짓이었다.'
혜경과 재곤을 보면 한 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던 사람들인 것 같다. 그냥 '돈'을 벌기 위해 각자의 방식대로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인 것 같다. 둘이 하룻밤을 보내고 혜경이 차려준 밥상에 앉으며 재곤이 무심한 듯 말한다.
"준길이 돈 줘서 보내 버리고 나랑 같이 살면 안 될까?"
"진심이야?"
"그걸 믿냐?"
혜경은 재곤의 마지막 말에 잡채를 먹으며 애써 울음을 삼킨다. 그리고 재곤은 나가버린다. 아마, 두 사람은 누군가와 함께 해서 행복했었던 적이 없는 사람들일 지도 모른다. 여러가지 이유를 제쳐두고라도 어찌어찌 용기를 내어 둘이 함께 해도 행복하게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둘 다 자신의 진심을 모른척 했을 것이다. 그래서 힘들게 찾아온 혜경에게 추운 겨울 날 비를 맞으며 이틀이 지나도록 한 마디도 건넬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혜경은 자신을 찾아온 재곤에게 안기고 싶은 마음을 한 쪽 손에 칼을 든 채로 밖에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차피 자신들은 불행할 것이기 때문에. 지금과 달라질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함께 불행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