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은 미국 시카고대의 교수 노먼 맥클레인 교수가 자신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다. 나는 유재석 님이 '흐르는 강물처럼' 촬영지인 캐나다 보우강에서 플라잉 낚시를 해보고 싶다고 하셔서 호기심에 영화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 영화를 사랑하게 되었다.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
"A River Runs Through It"
감독 |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 | 크레이그 셰퍼, 브래드 피트, 톰 스커릿, 브렌다 블레신, 에밀리 로이드
흐르는 강물처럼 줄거리
맥클레인 목사 부부와 그들의 아들 노만과 폴은 미국 몬태나주 미줄라의 송어가 많은 강가에 살고 있다. 가족에게 낚시는 종교와도 같았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하는 플라잉 낚시를 가족의 전통이었다. 아버지의 엄격한 규칙을 잘 따르고 순종적인 형 노만과 달리 폴은 어릴 때부터 규칙을 어기거나 자신의 고집을 부리는 일이 많았다. 두 형제가 흐르는 강물처럼 나이가 들어가며 둘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폴은 근무시간에 술을 마시고 도박에 빠졌다. 그래도 폴은 언제나 가족의 사랑받는 막내였다. 아버지와 노만, 폴이 함께 낚시에 나가 오랜만에 폴이 월척을 낚아 아버지와 형에게 축하를 받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아마, 그게 폴의 생전 마지막으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명대사
"동생은 빅블랙풋 강둑이 아니라 우리 앞에 섰지만 거칠 것이 없었다. 모든 법칙에서 벗어난 예술 작품 같았다."
- 폴과 마지막으로 한 낚시에서 월척을 낚은 후 어머니를 위한 사진을 남기며
우리는 누구나 살면서 언젠가는 어려움에 부딪힌 가족에 관해 같은 질문을 할 것입니다.
"도와주고자 하지만 주여, 무엇이 필요합니까?"
그래서 가장 가까운 이를 돕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사랑해야 합니다.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어도 완벽하게 사랑할 수는 있습니다.
- 돌아가시기 전 아버지의 마지막 설교에서
흐르는 강물처럼 리뷰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어도, 완벽하게 사랑할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평화롭다. 그래서 불안해진다. 분명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은 틀림이 없는 사실이다. 마치 우리 인생처럼 말이다. 평화와 행복은 깨지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난 낚시만 가면 불안했다.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특히 폴이 마지막으로 아버지, 형과 함께 낚시를 갔을 때는 더욱 그랬다. 늘 허탕을 치던 폴이 심기일전하여 던진 미끼를 물고기가 물었을 때 흐르는 강물을 따라 넘어지고 빠지면서 저항하던 물고기와 싸워 월척을 낚고 나서야 안심했다. 그리고 불행은 언제나 내가 안심한 순간 찾아온다.
폴은 사랑받는 막내였다. 노먼이 공부를 마치고 고향으로 아주 오랜만에 왔을 때 아버지는 그저 노먼의 미래에 대해 궁금해했고 어머니는 노먼이 누구와 통화를 하는지 궁금해했다. 그러나 같은 도시에 사는 폴이 집에 왔을 때 어머니, 아버지는 폴의 허풍에도 즐겁게 웃으며 그의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했고, 식사를 마치기도 전에 폴이 일어나서 나가자 크게 실망하고 이내 웃음도 끊겨 버렸다. 가족들은 폴이 어떤 삶을 사는지 어떤 이야기를 하던지 전혀 상관없었다. 그저 폴이 좋았다.
형 노먼도 마찬가지였다. 어렸을 때 배를 타고 폭포를 넘겠다는 무모한 폴의 도전을 마지막까지 함께한 것도 형이었다. 너무 무서웠지만 폴을 혼자 그 배에 태울 순 없었다. 낚시를 할 때도 폴은 형이 물고기를 낚으면 질투했지만 형은 폴이 자신보다 큰 물고기를 낚으면 진심으로 기뻐해주었다. 도박에 빠진 동생을 나무라기보다 자신과 함께 시카고로 떠나자고 먼저 제안한다. 그러나, 폴은 거절한다. 그리고 결국 평화는 깨지고 불행은 찾아오고야 만다.
자신의 존재만으로도 행복했던 가족들을 폴이 볼 수 있었다면 폴의 미래는 달라졌을까? 아마 흐르는 강물을 멈추거나 거스를 수 없듯 자신이 선택한 방향으로 흘러가던 폴을 그 무엇도 멈출 수 없었을 것이다. 노먼도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도. 그러나 아버지의 마지막 설교에서처럼 가족들은 폴을 완전히 이해하진 못했지만 완벽하게 사랑했다. 폴의 말도 안 되는 허풍에만 크게 웃으시던 아버지, 폴이 번쩍 안아드리자 큰 소리로 웃으셨던 어머니, 오직 동생만을 위해 나무배에 올라 폭포에 몸을 맡겼던 형은 완벽하게 폴을 사랑했다.
속절없이 흐르는 강물에 들어가 두 발로 중심을 잡으며 야심 차게 던진 미끼를 물고기가 무는 순간 짧은 희열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물고기가 잡히지 않아 조금 속이 상하기도 하고 실망도 하지만 다음에 던질 미끼에, 다음에 다시 올 낚시에 기대를 걸어보는 것. 그것이 인생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모두 행복하기를 바라지만 사랑하고 응원하는 마음만으로 그는 행복해질 수 없다. 결국 각자가 선택한 대로 인생은 흘러간다. 폴이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인생은 결코 되돌릴 수 없다. 흐르는 강물처럼.
이미지출처 | 영화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