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은 데이비드 O. 러셀 감독의 영화로 아내의 외도 현장을 목격한 후 조울증 진단을 받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팻과 남편의 사망 이후 아픔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티파니를 만나 그들만의 방식으로 아픔을 극복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이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Silver Linings Playbook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제목의 담긴 뜻
실버라이닝 (Silver lining)은 '구름 뒤에 숨어 있는 해가 구름의 가장자리에서 빛내는 은색 선'을 가리키는 것으로 '한 줄기 희망, 한 줄기 빛'을 뜻하고, 플레이북 (Playbook)은 미식축구의 용어로 '전략, 작전 노트'를 뜻한다.
팻과 티파니가 과거의 고통에서 벗어나 한 줄기 빛을 찾아가는 작전, 그 여정을 그린 영화이다. 특히 팻에게는 티파니가 실버라이닝이었고 그를 아픔에서 벗어나게 해 준 플레이북이었다.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볼 수 있는 곳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은 왓챠, 넷플릭스, 유튜브 영화(1000원)를 통해 볼 수 있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감독 데이빗 O. 러셀
필모그래피
- 스팽킹 더 멍키, 디제스터, 쓰리 킹즈, 솔저스 페이, 파이터,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아메리칸 허슬, 엑시덴탈 러브, 조이, 암스테르담 등
감독 데이빗 O. 러셀이 소개하는 실버라이닝 팻
"팻이라는 인물은 아주 풍부하고 강렬합니다. 아주 조용하고 내향적이고 예민한 면부터 아주 변덕이 심하고 감정 조절이 안 되는 면 그리고 아주 똑똑하고 직관적이어서 무서울 정도로 빨리 사물을 파악하는 면까지 두루 갖췄죠."
"아내의 내연남을 두드려 팬 것에 대해 법정 항변을 해야 하는 인물이라니 정말로 만만치 않은 배역이에요. 반면에 팻은 아주 아름답고 예민한 인물이죠. 이 두 가지 면을 동시에 지닌다는 점이 정말 마음에 들고 브래들리가 양쪽 모두 훌륭하게 해내요."
감독이 말하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영화 속 캐릭터들
"제가 좋아하는 점인데,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이죠. 필터가 없어서 있는 그대로 보여줘요. 어떨 때는 끔찍하고 어떨 땐 아름다워요. 이 인물들이 사는 모습이 아주 재미있죠."
영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저에겐 씬 하나하나가 굉장한 인물들이 펼치는 굉장한 장면의 연속이었죠. 전에 본 적 없는 인물들이고요. 다 끝나고 나면 또 보고 싶어지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데이빗 O. 러셀 감독 인터뷰 영상 中
지선씨네 마인드 4회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팻의 결혼식 노래"
팻이 예정보다 일찍 집으로 돌아온 어느 날, 집에는 자신의 결혼식 노래가 틀어져 있었고 그 노래와 함께 아내 니키는 같은 학교 교사 더그와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본 팻은 결혼식 노래만 들어도 공황상태에 빠진다.
My cherie amour, distant as the miky way
은하수만큼 멀리 있는 내 사랑
My cherie amour, pretty little one that I adore
내가 사랑하는 아름다운 내 사랑
You are the only girl my heart beats for
내 심장은 당신만을 위해 뛰어요
How I wish that you were mine
당신이 내 여자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In a cafe or sometimes on a crowded street
카페나 때때로 사람들이 붐비는 거리에서
I've been near you, but you never noticed me
나는 당신 곁에 있었어요 당신은 몰랐겠지만
팻과 티파니의 대화에서 알 수 있듯이 팻은 니키 말고는 다른 여자를 만나본 적도 사랑을 한 적도 없다. 결혼식 노래의 가사처럼 팻에게 니키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팻에게 이 노래의 주인공은 니키였지만 정작 니키는 그런 노래를 틀어놓고 집에서 외도를 저지른 것이다. 그리고 팻은 이 노래만 들으면 고통을 받는다. 심지어 심한 스트레스의 순간에는 저절로 이 노래가 귀에 들린다.
"니키의 내연남 더그는 History Teacher with 'Tenure'"
테뉴어(Tenure)는 학교에서 종신 재직권을 보장하는 제도로 까다로운 심사 과정을 거쳐 선정되는 안정적인 지위이다.
정신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온 팻은 일요일에 쓰레기봉투를 입고 조깅을 하며 옛 학교에 방문한다. 우연히 교장 선생님을 만나 반가워 하지만 교장 선생님은 팻을 대놓고 불편해한다. 그리고 니키의 내연남 더그가 여전히 학교에서 일하고 있다는 말도 해준다. 팻은 시간제 교사로라도 일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교장 선생님은 팻을 피하기 바쁘다.
"티파니와 웨딩 비디오"
티파니를 처음 만난 날 팻은 예쁘다고 말하지만 곧 물어보지도 않은 아내 니키 얘기를 꺼내며 횡설수설한다. 그리고 티파니가 호감을 보이자 결혼반지를 들어 보이며 거절을 한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새벽 3시에 동네가 떠나가라 자신의 결혼식 비디오를 찾는다.
팻은 티파니를 보자마자 호감을 느끼지만 오히려 니키 얘기를 해서 스스로를 가로막는다. 티파니에 대한 욕망을 상쇄시킬 반대 행동을 계속해서 했던 것이다. 이는 심리학 방어 기제 중에서 반동형성이라고 하는 것으로 억압된 감정·욕구가 행동으로 나타나지 않도록 그것과 정반대 행동을 하는 태도나 습성을 말한다. 새벽 3시에 갑자기 결혼식 비디오를 찾는 행동은 그때까지 티파니의 생각이 난 것으로 그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벌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왜 팻은 니키에게 돌아가고 싶어 했을까?
팻은 가장 사랑하는 아내 니키로부터 배신을 당했고 직장도 잃었고 정신병원에 갇혀 지내기까지 한다. 반면에 니키도 잘 살 고 있고 더그도 여전히 학교 선생님을 하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살아간다. 팻은 그런 상황에 분노하지도 억울해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운동을 하며 극복을 하겠다며 쓰레기봉투를 뒤집어쓰고 매일 운동을 한다. 그 이유는 접근금지 명령이 떨어진 아내 니키에게 다시 돌아가기 위해서이다. 티파니와 춤 연습을 하게 된 것도 티파니가 니키에게 편지를 전해주겠다고 말해서이다. 왜 팻은 니키에게 돌아가고 싶어 했을까?
나는 팻이 처음부터 니키에게 돌아가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저 니키의 외도를 목격하기 전, 조울증 진단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기 전, 아무 일도 없었던 괜찮았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던 것 같다. 다가오는 티파니를 밀어냈던 것도 결혼했지만 부정을 저지른 니키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니키에게 편지를 전해준다는 핑계로 티파니와 함께 있고 싶었을 것이다. 니키에게서 받은 상처와 이유 없는 죄책감을 버리고 티파니에게 가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왜냐하면 팻은 여리고 고운 마음을 가졌기 때문에...
티파니의 당돌한 용기가 없었다면 아마 지금도 팻은 고통 속에서 아파하고 있을 것이다. 정신병원에서 나온 동생에게 이것저것 비교하며 잘난 척하는 형에게 나는 그저 형을 사랑할 뿐이라며 안아주는 팻이 티파니와 오래오래 행복했으면 좋겠다. 나오지도 않는 결혼식 노래를 들으며 고통을 받고 있는 팻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주는 세심함과 막무가내 팻의 아버지를 한 방에 잠재운 카리스마를 가진 티파니라면 충분히 팻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 것 같다.